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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관한 이야기들. 카프카의 ‘꿈'과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나는 꿈을 아주, 아주 많이 꾼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 결코 평범하지 않은 내 상상력이 투사된 꿈, 또는 블록버스터를 방불케하는 규모와 달리의 그림에나 나올 법한 초현실적인 꿈을 꾼다. 한동안은 바다에 관한 꿈을 연속으로 꿨는데 항상 바다 안에 집, 자동차, 작은 보트 등이 가득 차 떠다니는 모습이었다. 어떤 날에는 보트 안에서 창문으로 넘실대는 파도를 보며 떨기도 하고 어떤 날엔 바닷 속에서 자동차 사이들을 헤엄쳐 다니기도 하고 어떤 날엔 평온한 바닷가 해변 모래사장에서 그 풍경을 바라보기도 한다. 바다의 색은 항상 다르다.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푸른색을 띄거나 무자비한 초록빛, 또는 8,90년대 미국영화에서 자주 보이는 따뜻한 노랑 빛을 띄고 있기도 하다. 왜, 나는 바다가 나오는 꿈을 이리도 자..

삶/읽기 2019.03.23

철학으로 현대음악 읽기 by 박영욱

가끔 제목만 보고 저자나 내용도 확인하지 않은 채 책을 사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이 그 중 하나인데 인터넷으로 우연히 표지만 본 후 바로 서점에 가서 구입했다. 그리고 내용에 아주 만족해 정독하는 중이다. . 이 책은 '바흐', '리게티', '쇤베르크', '베베른', '불레즈', '스티브 라이히' 등 그 이름만으로도 음악 역사의 큼지막한 칸을 채울 수 있는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분석하는 것을 뼈대로, 제목에서 직접적으로 말하듯 철학을 이용한다.가끔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브라이언 이노나 스티브 라이히 등의 음악을 들려주는데 감상을 물었을 때 제일 많이 나오는 대답이 '무서워요'이다. 처음엔 이 대답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대체 왜 이 음악이 무섭게 들리는걸까. 왜 무섭냐고 했더니 특정한 멜로디없이 ..

삶/읽기 2019.02.13

마담 보바리 by Gustave Flaubert_책과 영화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내가 그런 작품들만 골라서 보는건지, 최근에 읽은 소설 또는 영화 속의 여주인공들 대부분은 내재되어 있는 꿈과 욕망 또는 사랑을 갈망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결론이 많았다. 연속으로 그런 내용을 접하다보니 한동안 나조차 그 트라우마에 시달릴 정도였다. 마담 보바리 역시 그다지 유쾌한 소설은 아니라는걸 미리 말해둔다. 소설은 처음 샤를 보바리Charles Bovary의 어린시절을 묘사하며 시작한다. 목소리가 너무 작아 친구들 앞에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놀림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룰을 어기지 않고 모범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그를 그렇게 키우고 만든 그의 엄마가 있다. 플로베르는 계속해서 샤를과 그의 부모의 관계, 또 그가 의사 시험에 떨어지고 다시 시험..

삶/읽기 2019.02.10

동화같은 영국 바스 Bath 여행 II

소정언니 집 바로 앞에있는 Royal Crescent로 바스의 최고급 주택가이다. 무려 1774년에 지어졌다고 한다... 저 드넓은 잔디에서 강아지들이 마구 뛰어다니고 바로 맞은편으로 로얄 빅토리아 파크가 연결되어 있어 최고의 주거 요건을 갖추고 있다. 첫 날 외에는 감사하게도 날씨가 계속 좋았다. 그래서 찾은 The Holburne Museum에 있는 야외 카페. 영국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 1위는 공원, 2위는 카페.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카페가 흔하지 않아 한 번 인스타에 소개되면 사진찍으러, 데이트하러 온 사람들로 금세 관광지처럼 변해버리지만 영국은 이런 카페가 흔해서인지 한산하고 조용한 곳이 많다. 슈퍼마켓 앞에 이렇게 강아지 목줄을 잠깐 묶어둘 수 있는 곳이 있다. 너무 귀여움 ㅜ 영국에서는 빅이..

삶/보기 2019.02.09

동화같은 영국 바스 Bath 여행 I

패딩턴에서 바스까지 한 번에 가는 기차가 있어서 아침 일찍 기차를 탔다. 가격은 1인당 35파운드 정도 였던 것 같은데... 시간은 한시간 반.. 두시간 걸렸으려나..? 벌써부터 이렇게 모든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니. 영국에서 런던이 아닌 다른 도시에 와본 게 너무 오랜만이라 조금 어색했다. 바스는 런던과 반대되는, 고요하고 차분한 도시이다. 소정언니 형부가 역까지 픽업하러 와주셨다. 너무나 감사한 소정언니 부부 :D 우리가 머물 소정언니네 집. 런던에서 이런 집에 정말 살아보고 싶었는데 짧은 기간이나마 이런 정통 영국 주택에서 머물게 되어 기뻤다. 런던에서 한국인 유학생으로 이런 집에 사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이유는 이렇게 고풍스럽고 조용한 지역에 있는 집들은 신원이 보장되지 않는 유학생들에게 절대 렌트..

삶/보기 2019.02.01

JMSN - So Badly

JMSN을 처음 알게된 건 피쳐링을 맡았던 캐나다 프로듀서 Kaytranada의 곡 'All We Do'에서 였다. 발매된지 꽤 된 곡이지만 다시 들어도 정말 좋은 곡. Jameson이라고 발음한다는 JMSN은(요즘은 이런 식의 네이밍이 정말 많다. SBTRKT는 subtract, mndsgn은 mind design, DVSN은 division...)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로 그의 독특한 음악만큼이나 풍기는 분위기와 스타일 역시 심상치않다. 그렇게 목소리에 반해 간간히 앨범을 들으며 지냈는데 몇일 전 새로운 싱글과 뮤직비디오가 나왔다. 딱 처음 2초를 듣고(또 보고) '이거다'라며 바로 사랑에 빠졌다. 적당히 느끼하고 적당히 올드하며 적당히 세련되었다. 도입부의 일렉트릭 기타사운드는 톤을 어떻게..

삶/듣기 2018.02.15

리키 리 Lykke Li - No Rest For The Wicked

2014년에 발매된 Lykke Li의 세번째 앨범인 은 바로 전 앨범인 와 어느 정도 비슷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Lykke Li의 음악적인 색깔이 아기자기하고 귀여웠던 첫번째 앨범만 제외하고 점점 이렇게 무겁고 멜랑꼴리한 느낌으로 잡혀가는 것 같다. 가사도 더욱 사회적이고 깊은 의미를 지닌 가사들이 주를 이룬다. 이 앨범 중 타이틀곡이라고 할 수 있는 'No Rest For The Wicked'의 Glastonbury 라이브 공연실황이다. 여태까지 봤던 Lykke Li의 수많은 라이브 영상 중 가히 최고의 퍼포먼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애잔함과 힘이 동시에 느껴진다. BBC에서 찍은 영상, 무대 세팅, 조명 등도 음악과 완벽히 어울린다. No Rest For The Wicked 오피셜 비디오 No R..

삶/듣기 2014.11.29

서울숲 골목골목

요즘 서울숲은 서울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 되었다. 초기의 부암동같은 느낌이 드는데 부암동보다 조금 더 일본 뒷골목같은 오밀조밀한 분위기가 있다. 서울숲 뒷골목엔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낡은 집들이 즐비하다. 저 연립도 37년된 것이라고 하는데 오래된 것 마니아로써 나에게 37년된 집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런던에서는 지은지 50년도 더 된 집에서 살아봤기에... '낡은 것이 아름답다' 라는 나의 이상한 집착. 성수동 현대아파트 뒷편엔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유수지가 있다. 워낙 유명한 서울숲이 맞은편에 있다보니 이 곳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사람이 거의 없다. 그래서 더 좋다. 이렇게 조그마한 아뜰리에나 가게들도 계속 생겨나고 있는 추세이다. 성수중고등학교 뒷쪽에는 이런 엄청난 숲이 있다. 여기..

삶/보기 2014.11.25

그라임스 Grimes

얼굴은 귀엽장하게 생겼지만 마냥 귀엽지만은 않다. 목소리는 애기같지만 그렇다고 음악이 유치하지도 않다. 음악이 대중적이진 않으나 그렇다고 거북하지도 않다. 이 거창하면서도 요상한 묘사의 주인공은 바로 캐나다의 일렉트로닉 뮤지션 'Grimes'이다. 케이티 페리, 라나 델 레이처럼 스타일링으로 성공한 사례 중 한명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음악이 좋은 것도 당연히 한몫하지만 실제로는 꽤 평범하게 생겼다. 이번에 갓 발매된 싱글 'Go'의 이미지 이번 싱글은 꽤 대중적이다! 예전의 독특하던 색깔이 조금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건 사실이지만 쭉 이렇게 갈 것같진 않고 왠지 이번 싱글만 좀 대중적으로 미는 것 같은 기분? (아님 말고..) 뮤지션 겸 비쥬얼 아티스트답게 앨범커버도 항상 독특하다. 뮤직비디오..

삶/듣기 2014.07.29

싱가폴 여행 첫째날 - 클라키, 이스트 코스트 등..

싱가폴을 떠나온지가 벌써 10년이나 지났다. 그 곳에서 만났던 친구들은 아직도 내 곁에 가장 든든한 10년지기 친구들이 되어 있고 그때 배운 영어로 지금 내가 하는 일들, 만나는 사람들이 정해졌다. 그만큼 싱가폴은 나에게 특별한 곳이다.그렇게 특별한 곳을 왜 10년동안이나 한번도 다시 가보지 못했냐고 사람들이 가끔 묻는데 딱히 변명은 없다. 그저 사느라 바빠서.. 라는 대답밖에는.. 매일 남들 놀러갈 때 군침만 흘리다가 드디어.. 정말 정말 우연하게, 그것도 정말 신기하게 할 일이 생겨서 싱가폴을 다시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솔직히 내가 어떤 일을 하러 간 건 아니지만 친언니가 통역할 일이 생겼고 그 쪽에서 익스펜스를 부담해준 덕에 나는 비행기표만 딸랑 내고 언니를 냉큼 따라간거다. 내가 프리랜서라..

삶/보기 2014.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