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듣기

Philip Glass 필립 글래스

therealisticidealist 2013. 3. 1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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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ip Glass



어제 친구가 좋은 음악 추천해줄 만한게 있냐며 pop이 아닌 조금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내가 주저없이 추천해준 게 바로 Philip Glass이다. Philip Glass의 음악을 처음으로 접한 친구의 반응은 '오. 좋은데'였다. 그리고 약 10초뒤에 바로 '근데 이 음악 뭔가 들으면 안될것같아.. 내 기분을 왠지 다시 심각하게 만들것같아.'라는 의견이 돌아왔다. 그 친구의 말에 나는 100% 공감한다. 제목 그대로 '기분이 묘해지는 음악'이기 때문이다. 


나는 일부러 우울한 음악을 듣는다거나 그런 걸 더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그리고 조금 묘한 분위기의 음악을 듣는다고해서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영화나 드라마는 그렇게도 선정적이고 폭력적인걸 많이 보면서 왜 음악은 조금만 우울하게 느껴지면 그렇게들 기피를 하는것일까. 영화는 영화일뿐 이라는 말이 있듯이 음악도 역시 음악일뿐..






Philip Glass - Metamorphosis 1

오랜만에 악보를 구해서 쳐보고 싶은 곡이다...






이사진 진짜 멋있다...





Philip Glass는 Steve Reich와 함께 미국 미니멀음악계를 이끄는 또 한 명의 컨템포러리 작곡가로 20세기의 가장 영향력있는 작곡가로도 일컬어진다. 줄리어드 음대를 졸업했고 특히 영화음악을 많이하는데 제일 유명한 걸로는 말 안해도 다 아는 'The Hours'이다. 그 외에도 트루먼 쇼, Secret Window, Mr.Nice등 여러 영화의 음악을 맡았는데 Secret Window는 조니뎁 주연, Mr.Nice는 클로에 셰비니 주연! 


미니멀 음악의 거장답게 그의 곡들은 대부분 매우 심플하고 반복적인 형식을 띄고있다. 하지만 그는 미니멀리스트라는 딱지를 떼어내고 자신을 그저 'repetitive structures(반복적인 구조)'를 가진 음악을 만드는 작곡가라고 묘사한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 Philip Glass의 음악에서는 미니멀리스트들이 자주 사용하는 phase등의 기법이 자주 드러난다. 










레코드가게를 운영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음악과 플룻을 공부한 Philip Glass는 시카고 대학에서는 수학과 철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매번 말하지만 타고나게 똑똑한 사람들은 남다르다. 음악만 해도 될 것을 꼭 이렇게 다른 분야까지 섭렵...

그리고 그는 파리에서 우연히 장 콕토의 영화를 접하고나서 굉장한 감동을 받고 그들의 보헤미안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동경했다고 한다. 그리고 줄리어드에서 키보드를 메인 악기로 음악을 공부하는데 이때 Steve Reich가 학교 동기 중 한명이라고 한다. 줄리어드가 괜히 유명한 학교가 아니다...









줄리어드 졸업 후 장학금을 받고 다시 파리로 가서 1964년부터 66년까지 음악공부를 하게 되는데 이 기간이 그의 삶과 음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파리에서 영감을 얻고 새로운 작품스타일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파리에는 사람들을 자유롭게하고 창조적이게 만드는 어떤 힘이 있는것 같다..


그의 작품들 중 돋보이는 것은 단연 피아노 작품들이겠지만 나는 그의 첼로나 스트링 쿼텟 작품들을 더 좋아한다. 형식을 벗어난 것 같지만 하나의 틀 안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또 화성에서 벗어난것 같지만 그 안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내는 어떤 알 수 없는 묘한 힘이 있다. 

이 포스팅만 하고 바로 다시 작업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이 사람 음악 듣다가 내 음악 들으면 왠지 기분이 나빠질것 같다. 하하...











멋있는(그리고 부러운) 사진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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