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듣기

Brian Eno, 브라이언 이노

therealisticidealist 2013. 1. 21.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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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ian Eno







Brian Eno는 영국의 아주 아주 유명한 작곡가, 프로듀서, 싱어, 비쥬얼 아티스트이다.

원래 이름이 Brian Peter George St. John le Baptiste de la Salle Eno라고 하는데... 뭐.. 뭐지..?

우리나라의 '지붕을 박차고 나와 하늘을 향해 날아라' 뭐 이런 이름이랑 비슷한 건가...


어제 유튜브에서 브라이언 이노 Brian Eno를 모델로 한 던힐광고를 보며 내일은 꼭! 이 사람에 대해 글을 써야겠다 하는 의무감 같은게 들었다.  이 광고는 약 4분 동안 다른 어떠한 효과나 자회사에 대한 언급없이 브라이언 이노가 음악과 예술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뮤지션/아티스트의 자세와 태도에 대해 정확하게 짚고있다. 원래는 페인팅을 배웠다고 하는데 유명한 뮤지션들 중에 페인팅이나 파인아트를 먼저 배운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 나도 어렸을 때는 화가가 되고 싶었는데... ㅜ




Brian Eno by Dunhill




이 영상을 보고 가장 찔렸던 말이 바로 '가장 큰 실수는 바로 영감inpiration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건 제발로 널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라는 말이다. 

나는 작업을 굉장히 천천히 하는 편인데 그 이유는 항상 '영감이 안 떠올라. 난 삘을 받아야 한 번에 집중해서 끝낼 수 있어' 하는 것이었다. 그 때 누군가가 나에게 내가 그저 취미로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그래도 되지만 전문적인 작곡가가 되고 싶다면 그런 방식으로는 안된다고, 지금부터라도 시간을 정해놓고 작업하는 연습을 해야한다는 말을 해줬었다. 그동안 한 번도 누군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해준 사람이 없었는데 그 말을 듣고는 내가 그동안 너무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상만 좇고 있었구나 라는 걸 깨달았다. 모두가 꿈꾸는 그런 예술가적인 삶, 하지만 그런 삶은 천재들만 누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후 부터는 브라이언 이노가 말하는 것처럼 '어떤 것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을 아는것'에 가까워지기 위해 조금씩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완벽한 사운드 웨이브는 지루하다'라는 말이다.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누구나 듣기 좋은 음악, 누가 들어도 완벽한 음악은 나에겐 재미가 없다. 남들이 보기에 완벽하게 예쁜 여자가 있다. 처음에 '아 예쁘다' 하고 감탄하면 끝이다. 거기에서 더 이상 다른 매력을 찾아 볼 이유도 없고 그저 예쁜 것에서 끝일 수가 있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한 것 같지만 매력적인 사람이 있으면 뭐가 저 사람을 저렇게 매력적으로 만드는건지 더 알고 싶고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난 곡을 쓸 때 항상 어떤 키나 템포, 박자 등 정해진 것이 전혀 없이 어떠한 주제 하나만 머릿속에 가진 채로 무조건 건반이건 마우스건 어떤게 되었던간에 일단 누르고 보는데 그 음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어떤 불협화음이 나올 지 모른다. 그래서 예전에는 내 노래를 들었던 사람들로부터 '여기에서 어떻게 이 Key가 나와? 틀린거 아니야? 좀 안맞는 것 같은데' 하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었다. 하지만 난 그게 재밌었다. 모두가 똑같이 C key에서는 1도, 4도, 5도와 그 코드들의 관계단조들만 써야하고 또 어떤게 들어가면 안되고.. 그렇다면 모두 똑같은 음악이 될 것 아닌가?

원피스에 운동화를 신는 게 뭔가 부족해 보이지만 재밌는 것처럼 소리도 완벽하지 않고 서로 부딪힐 때 더 재미있다. 




저번에 책 'The Fundamentals of Sound Design and Sonic Art'를 소개할때도 언급했듯이 브라이언 이노는 앰비언트 음악 Ambient Music의 창시장 중 한 명으로 일컬어 지는 사람이다. 곡의 멜로디나 리듬보다는 분위기 자체에 초점을 맞춘 음악으로 어떠한 환경이나 장소 등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를 표현하기에 다른 음악들보다 정적이고 차분하며 공간계 사운드가 두드러진다.









브라이언 이노는 위의 곡과 같이 앰비언트 음악으로 유명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엄청난 양의 서로 다른 스타일의 포트폴리오와 이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젊었을 무렵 Glam Rock 밴드 Roxy Music의 키보디스트로 활동 할 때에는 음악부터 패션, 메이크업까지 모두 Glam Rock의 정석을 보여줬고(그 시절 사진을 보면 데이빗보위 못지않다) 팝 역사의 획기적인 앨범이라고 불리우는 David Byrne과의 콜라보레이션 앨범 'My Life in the Bush of Ghosts'에서는 제 3세계, 아프리칸, 펑크 음악 등을 샘플링하고 재해석한 실험적인 음악을 선보였다. 





                 Roxy Music (제일 왼쪽)





                       Brian Eno & David Byrne






이렇게 작곡 뿐 아니라 연주, 편곡 등 음악의 수 많은 분야, 장르에서 벌써 엄청난 업적을 쌓았는데 그의 능력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가 가진 또 하나의 어마어마한 재능은 바로 프로듀싱이다. 

데이빗 보위, U2, 콜드플레이 등의 앨범을 프로듀싱 했으니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내가 브라이언 이노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음악이 좋아서가 아니다. (음악 당연히 좋다. 하지만 내가 미칠정도로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바로 언제 어디에서나 빛을 발하는 그의 Versatility, 다재다능함 때문이다. 내가 가장 추구하는 뮤지션/아티스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음악이라는 그 넓고 깊은 분야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고 또 해보고 싶은 건 다 시도해보고 그 모든 시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존경받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나처럼 욕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다 손대보고 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롤모델이 되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거기다가 정기적으로 잡지에 칼럼도 연재한다고 하니 정말 못하는 게 없는 것 같다. 대학교에서 그림도 배웠다니 그림도 잘 그릴 것 아닌가!  




사이키델릭 밴드 MGMT의 노래 중 'Brian Eno'라는 노래가 있는데 가사 중 


'We're always one step behind him, he's Brian Eno'


라는 부분이 있다. 순전히 나의 입장에서 항상 Bjork이 퍼포먼스와 음악 면에서 이미 모든 것을 다 해놓았다고 생각했는데 Brian Eno도 그 자리를 꿰찰 것 같다. 

앰비언트 음악을 기대하며 들어봤다가 어리둥절해져서 잠시 아이튠즈 안에 모셔놨던 'My Life in the Bush of Ghosts'를 지금 다시 한 번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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