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듣기

P.J Harvey, 피제이 하비

therealisticidealist 2013. 2. 9.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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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J Harvey





P.J Harvey (Polly Jean Harvey)는 영국태생의 뮤지션으로 나에게는 영국 최고의 여성 록커이다. 록커라고 부르는 게 맞을진 모르겠으나 누구나 그녀의 음악을 들었을 때 대부분 '록음악이네'라고 느낄 확률이 높으므로 포괄적으로 록커라고 부르겠다. 또한 P.J Harvey는 내가 영국을 사랑하고, 영국의 음악을 동경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딱봐도 예쁜 얼굴은 아니다. 외모를 최고로 치부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소위 '먹히지 않을' 얼굴이다. 하지만 그녀의 음악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은 그녀를 볼 때 진짜 '섹시하다'라고 말한다. 특히 무대위에서나 음악속에서 느껴지는 모습은 그 누구보다도 섹시하고 당당하고 자유롭다. 

내가 부러워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바로 여러가지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인데 그에 못지 않게 여러가지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사람들도 동경한다. P.J Harvey는 무려 기타, 베이스, 피아노, 색소폰 등을 다룰 줄 알고 첫 밴드에서는 보컬리스트와 색소포니스트로 활동하기도 했었다. 음악적으로 선천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뮤지션 중 한 명이다. 그리고 특유의 확실한 이미지와 분위기, 곡을 쓰는 탁월한 능력까지 갖추고 있으니 뮤지션으로써 또 필요한 게 뭐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첫 영상은 그녀의 제일 유명한 노래 'Down By The Water'로 시작!




저 당당한 눈빛이 너무 좋다. 마치 '내가 세상에서 제일 섹시해'라고 말하는 듯한 저 눈빛!

몇년 전 내가 반주를 해주던 한 성악가분이 '무대위에서는 조금 거만해져도 돼. 그때만큼은 내가 저 관객들보다 더 우월하고 저 사람들에게 뭔가를 가르쳐주겠다 라는 마음을 가져야 100% 실력을 발휘하고 즐길 수 있어' 라고 나에게 해줬던 말이 생각난다. 

P.J Harvey는 실제로 우월하니까.. 그런 생각이 저절로 들겠지





P.J Harvey가 다음 앨범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Not to repeat myself'라고 한다. 매번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하고 색다른 걸 창조하기는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녀의 앨범들을 쭉 듣고 있자면 그 의도가 성공한 것이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린다. 그만큼 앨범마다 각자의 뚜렷한 색깔과 새로운 시도를 담고 있고 그러면서도 이질감없는 음악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에 따라 헤어스타일과 의상, 퍼포먼스 또한 같이 새로워진다. 








이 곡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들 중 하나인 'This Is Love'이라는 곡으로 2000년도에 발매된 다섯번째 스튜디오 앨범 'Stories From The City, Stories From The Sea'에 수록된 곡이다. 이 앨범은 1년 후 머큐리 프라이즈를 수상하는 영광을 안긴다. 

사람들이 P.J Harvey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저 노래가 좋기 때문이다. 누구나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면서도 음악자체는 그렇게 가볍지 않다. 그리고 이 앨범에 수록된 전곡은 모두 그냥 '좋다'. 

자신의 색깔은 잃지 않으면서도 '그냥 좋은' 곡을 만드는 것... 내가 곡을 쓸 때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처음엔 나름대로 본인들이 원하는 스타일로 데뷔를 했다가 인기를 얻고 인지도가 높아질 수록 점점 더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음악으로 변해가는 우리나라 대부분 뮤지션들과 달리 외국 실력있는 뮤지션들은 처음에 대중적인 음악으로 인지도를 얻은 후 시간이 지날 수록 자신만의 음악 세계가 깊어지고 넓어지면서 본인이 진짜로 원했던 음악스타일로 빠지거나 아니면 점점 더 진화하는 음악세계를 보여준다. 

좋은 예로 라디오헤드와 블러의 데이먼 알반이 있는데 지금은 예전보다 더 많은 관심과 스팟라이트를 받지는 못할지라도 음악의 깊이와 영역은 훨씬 더 깊고 넓어진 것을 느낄 수 있다. P.J Harvey도 시간이 지날수록 앨범에서 그런 면이 많이 드러나는 뮤지션 중 한 명이다. 





P.J Harvey는 유일하게 영국의 머큐리 프라이즈를 두 번이나 받은 아티스트이다. 밑의 영상은 그 두 번째 영광을 안겨준 'Let England Shake'라는 앨범에 수록된 'Let England Shake'라는 곡이다. 

이 앨범은 2011년에 발매된 그녀의 8번째 앨범으로 발매 후 극찬이 끊이지 않았던 앨범이다. 영국의 전쟁 등 역사적인 사실들을 나열함으로써 영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깊게 파고든 앨범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처음 이 앨범을 들으면서 기존의 P.J Harvey의 스타일과 또 한번 달라지고 새로워졌기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들었지만 반복해서 들을수록 그 가치를 발견하면서 반복해서 듣게 되고 영국에 대한 환상이 생기기도 했다. 

후에 이 앨범은 유명 음악 잡지 MOJO에서 '올해의 앨범'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몇 년전 내 공연을 보고 어떤 한국말을 잘 못하는 분이 나에게 다가와서 '공연을 보는데 P.J Harvey 생각이 나더라구요. 비슷하다는 얘기 안들어봤어요?' 라고 했었다. 그때는 어떨떨해서 '감사합니다~'라고밖에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너무 과분하고 어찌보면 말도 안되는 과찬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지금은 내 음악 스타일도 많이 바뀌고 계속 바뀌고 있어서 그 때의 음악과는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역시 기분은 좋아진다.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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