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듣기

György Ligeti

therealisticidealist 2013. 1. 1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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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yörgy Ligeti









이름에서부터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오는 리게티. 생긴것도 정말 예술가답게 생겼다. 

예술가들은 항상 이렇게 백발에 머리가 뻗쳐있다...

이런 포스넘치는 이름과 외모, 거기다가 헝가리부모 밑에서 루마니아에서 태어나고 나중에는 오스트리아에 살면서 오스트리아 시민권을 취득한다. 나는 어떤 작곡가나 예술가가 태어나고 자라난 환경이 그 사람의 작품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고 굳게 믿고 있는데 헝가리, 루마니아, 오스트리아 모두 가본 적은 없지만 뭔가 독특하면서도 음산한 분위기가 풍긴다. 거기다가 루마니아는 드라큘라의 나라! 은근히 리게티의 음악과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전쟁을 겪은 그의 어린시절도 아마 그의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보내진 부모님과 강제 수용소로 추방된 형제 사이에서 정신적으로 또 예술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리게티의 음악을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라면 '이거 틀린거 아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만큼 그가 쓰는 화음들은 전통적으로 쓰이는 화음이 아닌 우연에 의한 화음이다. 이 우연에 의한 화음들은 듣다보면 약간 중독성이 있어서 나중에는 일반적인 화음들이 재미없고 지루하게 들릴 때가 있다. 그만큼 그의 음악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독특한 멜로디와 화음을 가지고 있지만 리듬이나 형식등은 또 굉장히 클래시컬함을 느낄 수가 있다.  


어떻게 보면 클래식 음악의 색깔을 띄고 있는 곡들이 있는가 하면 또 현대음악의 거장답게 아주 실험적인 작

품들도 매우 많다. 

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 다른 과 수업에서(클래식 작곡과) 리게티의 피아노 곡을 오케스트레이션 해오라는 과제를 내줘서 거의 죽다 살아난 적이 있다. 그 수업은 내가 듣지 말았어야 할 수업이었는데 괜히 현대음악 한 번 배워보고 싶다고 들었다가 졸업도 못 할 뻔했다. 그래도 그 수업 덕분에 Contemporary Music이라는 아주 포괄적인 분야에 대해 입문할 수 있었고 아주 얕은 지식이나마 건져올 수 있었다. 

 



리게티의 실험적인 작품 중 내가 좋아하는, 또 그리고 매우 유명한 Artikulation은 무려 55년 전인 1958년도에 만들어진 곡이다. 난 55년 뒤에도 이런 곡을 쓰지 못할 것 같은데 역시 천재는 천재인가보다.

Articulation을 영어사전에 찾아봈더니 '연속되고 있는 선율을 보다 작은 단위로 구분하여 각각의 단위에 어떤 형과 의미를 부여하는 연주기법'이라고 나와있다. 무슨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으니 패스.


약간 구글의 힘을 빌리자면 리게티는 랭귀지를 사용한 그만의 작곡 기법을 창시하고 발전시켰는데 바로 말(speech)과 소리(sound)의 상관관계를 수립하고자 했던 시도라고 한다. 기본적인 소리가 단어들로 변형되고 그 단어가 문장으로 그리고 그 문장이 "Artikulation'으로 변형된다. 느낌상은 무슨 뜻인지 알겠으나 여전히 어렵다. 역시 예술가들만 이해할 수 있는 건가보다.



밑의 영상은 리게티의 Artikulation을 1970년대에 Rainer Wehinger가 시각적으로 표현한 그래픽 노테이션이다.  



 










요즘은 사운드를 비쥬얼라이즈 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들이 많은데 70년 대에는 어떤 프로그램을 써서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한가지 확실한 건 내가 여태까지 봤던 그래픽 노테이션들 중에 가장 직설적이고 정확하다는 것이다. 가끔 너무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노테이션들을 보면 일부러 이렇게 더 복잡하게 하는건가 하는 의문감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이 노테이션은 마치 누군가 말을 할 때 입모양을 따라가듯 귀와 눈이 함께 반응하고 움직인다. 그게 그래픽 노테이션의 목적과 아닐까싶다.




없는 지식, 정보로 포스팅을 하려니 능력이 많이 딸린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리게티 아저씨의 귀여운 사진 한 장과 함께 마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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