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런던에서 방 구하기 2

therealisticidealist 2013. 1. 1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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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정했다면 이제는 방을 골라서 들어갈 차례인데 한국인들 대부분은 영국사랑 04uk.com 또는 검트리 gumtree.com을 이용한다. 한국인이 관리하는 집을 구하고 싶으면 영국사랑을, 외국인들과 살고싶다면 검트리를 이용하면된다. 조심해야 할 것은 검트리에는 하루에도 수백개씩 워낙 많은 글들이 올라오다보니 그 중 사기성 글들도 꽤 많다고한다. 예를 들어 좋은 위치에 있는 깨끗하고 좋은 방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올리고 연락이 오면 지금 연락이 너무 많이 오고 있으니 방을 맡아놓고 싶으면 디포짓을 먼저 보내라고 하는 식이다. 이건 방만 구하는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집 전체를 렌트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집 전체를 렌트할 때는 비용이 거의 5배에서 10배로 커지므로 매우 조심해야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인들은 영국사랑을 많이 이용한다. 




검트리를 이용할 경우에는 첫 화면에서 

    Flat & Houses 

      -To share

         -offered 

로 들어간 후 자신이 원하는 지역을 직접 입력하거나 왼쪽 메뉴를 이용해 Central London, East London등등의 지역을 체크해서 볼 수도 있다. 





Gumtree 의 Flatshare 페이지



 




처음 런던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은 외국인들과 함께 파티를 하고 친구가 되는 환상을 가지고 '나는 여기까지 왔으니 꼭 외국애들과 살아볼테야'하는 마음에 외국인들로 가득찬 집을 알아보곤 한다. 하지만 이게 정말 큰 실수가 될 수도 있으니 잘 생각해봐야한다. 이 곳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대부분 한국인들끼리만 모여사는 경우가 매우 많은데 나도 처음엔 왜 여기까지와서 저렇게 한국인들끼리 뭉쳐서 살고있는지 이해가 되지않았다. 

하지만 외국인과 함께 살아본 이후로는 다음부터는 무조건 한국인이랑만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굳게 가지게 되었다. 물론 우리 집에 그 중에서도 정말 특이하고 이상한 애가 들어와서 더더욱 나의 불신이 심해졌지만 이 곳에 오래 산 분들 얘기를 들어봐도 다들 '외국인은 안받는다'였다. 


이유인즉슨 외국애들은 risk, 즉 위험을 감수해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수 많은 외국인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오는 나라이므로 어떤 사람이 들어올 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나의 경험을 미루어 보자면 내 옆방에 약 두달쯤 살았던  영국인 남자애는 (난 아직도 영국인은 굉장히 젠틀하다고 믿고있기에 얘는 스페인과 반반이었음을 밝히고싶다..) 뭐 이런 애가 있나 싶을 정도로 특이한 애였는데 본성은 착한아이인것 같으나 너무 남들에게 피해를 줘서 결국 나가달라고밖에 할 수 없었다.


예를 들어 설거지를 안하고 자기 방에 그릇으로 탑을 쌓으면서 주방에 있는 수저부터 접시까지 모조리 가져간다던가 (그리고 가져다 놓으라고 세 번정도 말해야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한 번에 다 씻어놓고 몇일만 지나면 또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화장실에 있는 휴지를 하루에 두 통씩 쓴다던가 (이 때는 내가 휴지를 사다놨지만 이 일 이후로 지금은 각자 쓴다), 세탁기를 하루 종일 매일 돌려서 다른 사람들이 아예 쓰지 못하게 하고 방청소를 한 번도 안해서 방이 쓰레기장이 되어 방문을 살짝만 열어놔도 온 집안에 냄새가 진동했다. 


이 정도만 말해도 어느정도인지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특히 유럽사람들의 청결에 대한 개념은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차원이 달라서 먼지 뭉텅이가 굴러다니는데도 더러운 줄을 모르고 사는 애들이 많다.

내 친구가 말해주기로는 자기 여자친구가 렌트한 집에 총 6명(모두 남자 외국인)이 살고있었는데 단 한명도 청소를 하지 않아서 그 여자애 방을 빼고는 집 전체가 거의 쓰레기장에 가까웠다고 하면서 가장 극단적인 예로 욕조에 들어갈 때 욕조가 너무 더러워서 쪼리를 신고 들어가야 한다고 하는 말을 듣고 또 한번 문화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깔끔하고 매너좋은 애들을 만나면 정말 좋은 친구로 남을 수도 있다. 내 첫번째 플랏메이트였던 영국인 남자애와는 같이 살 때도 매일 같이 놀았고 지금도 아주 친하게 지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을 만나기는 그리 쉽지 않다는 것..

그래도 외국인과 살아보고 싶다면 한국인들과 외국인들이 반 반 정도 섞인 집에 사는 게 좋은 선택인것 같다. 아니면 일본인들과 사는 것도 좋다. 





그리고 또 하나 염두에 둬야할 것은 위에 말한 것처럼 어떤 집들은 여자 한 명에 남자 5명이 사는 집도 있다는 것이다. 나야 그 남자애들만 깨끗하다면 그런건 신경안쓰지만 그런 게 부담되고 마음에 걸린다면 방을 구할 때 꼭 미리 그 집에 누구누구가 살고있는지, 성비는 어떠한지 물어보는게 좋다. 거기다가 영국에 있는 방들은 방문에 잠금장치도 없는게 대부분이므로 진짜 걱정이 된다면 그런것도 미리 확인을 하는게 좋다. 


하지만 남녀가 섞여 산다고 해서 또는 잠금장치가 없다고해서 범죄가 일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우리 부모님이 처음에 우리 집에 남자애가 들어온다고 했을때 어찌나 심하게 반대를 했는지 새벽에도 매일 문자가 올 정도였다. 부모님들의 마음이야 당연히 이해를 하겠지만 그런 걱정은 잠시 내려놓아도 된다. 


일단 외국인들은 '플랏메이트'의 개념이 매우 확실하게 잡혀있기 때문에 자기 옆방에 여자가 살고 있다고 해서 걔를 여자로 생각한다거나 남의 방에 함부로 들어간다거나 그런게 전혀 없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가족을 떠나 남들과 쉐어하며 사는 게 익숙한 이 곳 아이들에게 플랏메이트는 말그대로 플랏메이트일 뿐이다. 


어떻게 보면 생판 모르는 사람과 한 집에 살고 모든 귀중품을 두고 방문을 열어두고 다닌다는게 이해가 안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게 당연한 것 아닌가? 인간이라면 함께 부대끼며 살 수도 있어야하고 서로를 믿고 존중할 줄 알아야한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범죄의식이 참 심각한 수준인 것 같다. 모르는 남녀가 뒤섞여 잠금장치도 없는 집에서 산다고 하면 온갖 범죄가 일어날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네이버 뉴스가 문제야..


이래도 난 죽어도 안돼~! 하는 분들이라면 영국사랑에는 '여자만 사는 집' 이라는 곳도 꽤 여러군데 올라오니 이런 곳을 노려보면 된다. 그리고 집안에 파티피플은 사양한다는 (No party people/person pls) 글을 자주 볼 수 있다. 집안에 한 명이 이제 막 대학교를 들어가 처음 누려보는 자유에 어쩔 줄을 몰라 매일 친구들을 데려와 드링킹 파티를 연다면 그 집안 사람들 다 불편함을 감수해야한다.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하고 이사를 가기로 했다면 직접 이사를 가기전에 디포짓 deposit이라는 것을 꼭 내야한다. 이는 나중에 생길 수 있는 집안의 데미지 또는 계약위반등에 대비하기 위한 보증금으로 3주 디포짓/ 3주 노티스가 거의 일반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 주당 £150인 집에 들어간다면 디포짓으로 먼저 £450을 지불하고 다른 곳으로 다시 이사를 가고 싶으면 나가겠다고 말한 뒤 3주 뒤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집을 관리하는 사람이 다음 사람을 찾기 위한 3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 기간을 지키지 않고 2주만에 나가겠다 하면 먼저 냈던 디포짓 £450중 1주일치를 뺀 £300만 돌려받을 수 있다. 그 외에 벽에 못을 박았다던가 카펫에 얼룩을 지게 했다거나 하면 모두 디포짓에서 그 금액이 차감되므로 조심히 살던가 아니면 나가기 전에 다 복구를 해놓고 나가야한다. 


위에 언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디포짓을 100% 돌려주는데 가끔가다 디포짓을 떼먹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말도 안되는 이유들을 갖다 붙이면서 일단 나중에 돌려줄게 하면서 연락을 점차 끊는다던가.. 이것도 외국애들이 집을 관리할 경우(한국사람들이 더 무섭다고 한국사람들도 그런 사람들 많다) 생기는 일인데 아는 사람은 독일아저씨가 관리하는 집에 들어갔다가 그 아저씨가 말도안되는 이유들로 디포짓을 안돌려주려고 하기에 이 분이 아는 모든 법 지식을 동원해 그 아저씨에게 서류를 만들어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네가 여태까지 다른애들한테는 떼먹었어도 나한테는 절대 그럴 수 없어. 사람 잘못만났다 라는 식으로 아주 확실하게 대했더니 역시나 꼬리를 내리고 자기 인생에서 사라져 달라면서 디포짓을 돌려줬다고 한다. 


유독 외국사람들이 한국인이나 동양인들에게 이렇게 하는 이유가 걔네가 생각하기에 '얘네는 영어도 잘 못하고 곧 자기네 나라로 돌아가니까 금방 포기하겠지'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너무 힘들어서 그냥 포기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몇 있는데 절대! 그러면 안된다. 그런게 쌓이면 쌓일수록 더더욱 이런 일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받아내야한다는 걸 명심하길




이사갈 집으로 들어간 후에는 왠만하면 밤 12시 이후에는 조용히 해야하고 설거지는 바로바로 하고 화장실 사용 후 머리카락을 깨끗이 치워놓는다던가 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런 걸 지켜야 서로 문제가 없이 편하게 지낼 수 있다. 간혹 이런건 신경 안쓰는 집이 있긴 있는데 그만큼 그 집의 청결도는 보장이 안된다는 건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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