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지친다...
말을 좀 줄여야 하는데 한 번 말을 시작하면 계속 연결이 되서 큰일이다...
일단 앞서 말했던 런던에서 가장 '핫'한 플레이스라고 다들 말하는... 난 잘 모르겠지만... East 지역을 살펴보겠다.
사람들이 말하는 그 핫하다는 곳은 동쪽에서도 대부분 Dalston 또는 Hackney를 말하는데 개인적으로 이 지역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다. 서울의 우사단로와 비슷한 이미지로 개성이 강하고 느낌이 있는 반면 깔끔하고 쾌적하다는 느낌이 들진 않는다.
낡은 건물들이 그래피티와 온갖 포스터들로 덮혀있고 창고 (warehouse)를 변형한 스튜디오들이 많다는게 쿨하다면 쿨하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예전에 친구가 아는 사람이 운영하는 Hackney Central에 있는 웨어하우스 스튜디오에 갔다가 집에 장총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기겁했는데 쥐가 너무 많아서 총으로 쏴 죽인다고 해서 또 한번 충격받았다. 그리고 밤에 집에가는데 혼자가면 안된다면서 지하철 역까지 데려다줬는데 심지어 키가 180이 넘는 독일남자아이와 함께였는데도 본인이 직접 데려다줘야 한다고 하며 따라왔다. 그 지역 사람이 아니면 그 짧은 시간에만 따라오면서 돈 달라고 하는 사람들, 혼잣말 중얼중얼 거리며 돌아다니는 사람들 등이 너무 많아서 그렇다고 했다.
이 쪽은 인적이 드물고 그 중에서도 많이 허름한 곳이었기에 그런거지만 아티스트들이 보여살고 관광객들도 많은 Dalston, Hackney, Shorditch같은 곳은 위험하지는 않다. 하지만 깨끗하지도 않다.
EAST LONDON
대충 이런 분위기...
그래. 예전에 여기에 아티스트들이 모이면서 핫플레이스로 발전을 하며 아기네스 딘이 살았었고 스칼렛 요한슨을 길에서 볼 수 있었고... 그런데 그게 지금도 그런가? 아니다.
내가 읽는 잡지, 신문들에서 이스트의 변질 또는 몰락(?)이라고 까지 표현하긴 좀 그렇고. 예전에 비해 많이 죽은 이스트에 대한 칼럼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들이 한 목소리를 높여 하는 말은 '이스트는 변했다'이다.
예전엔 쿨했을 수 있다. 난 그 시절에 없었으니까. 그리고 아티스트들 많이 모여사는 것도 많다. 하지만 동네는 깨끗하지 않고 집값 다른 동네에 비해 훨씬 비싸고 사람도 너무 많아서 시끄럽고. 물 밀듯이 밀려오는 사람들로 인해 집값이 이미 몇년 전에 비해 50%나 올랐다고 한다.
내가 이렇게 이스트에 대해 돌맞을 수도 있는 부정적인 의견을 마구 날리는 이유는 사람들이 아무 이유도 없이 그저 '다들 이스트로 가니까요' '이스트가 멋있으니까요. 아티스틱하니까요' 라며 그 쪽에 집을 알아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스트에 산다고 다 힙해지고 다 아티스틱해 지는건 아니니까...
홍대의 gentrification과 비슷하다. 예전엔 홍대도 인디문화의 근원이었고 언더그라운드 예술의 시발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술취한 사람들로 가득하고 이 사람 저 사람 다 이 쪽으로 몰려오며 집 값을 올려놓고 금요일 저녁에 지하철을 한 번 타려면 놀이기구 타듯 줄서서 들어가야하는 그런 곳이 되어버렸다.
이스트에는 특히나 세인 마틴 학생들이 많은데 그 이유는 학교 건물이 그 쪽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건 타당한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런 이유도 없이 '이스트에 꼭 살아봐야겠어' 한다면 이걸 실행해 옮기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보기 바란다. 이스트는 놀러가기만 해도 충분히 재미있다.
그래도 굳이 이스트에 살겠다면 차라리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서 지하철은 없지만 기차가 다니는 London Field 근처에 살면 좋겠다. 그 쪽은 아직까지는 깨끗하고 조용하고 공원도 옆에 있고 살기가 괜찮다.
어쩌다보니 이스트를 디스하는 글이 되어가고 있는데 그게 아니다! 이유는 위에서 다 설명했으니 오해 없기를...
내가 이스트에서 가장 좋아하는 지역은 와핑wapping 이라는 지역인데 이 곳은 작년까지만 해도 집값도 꽤 싸고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었다. 이 쪽으로 이사오고 싶어서 다시 알아봤을 때엔 올림픽도 겹치고해서 이미 집값이 너무 올라가 있었고 나오는 집도 별로 없었다.
이 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부두Dock 때문이다. 개인 또는 단체 소유의 요트와 보트들을 정박해 놓는 부두들이 모여 있고 그 주변에 나지막한 아파트들이 둘러싸여 있다. 정말 아름답다.
바로 여기! 여기보다 더 아담하고 조그마한 부두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다. 하지만 이젠 이 곳도 너무 비싸져서 그림의 떡이 되어버렸다..
이스트는 여기까지...
SOUTH LONDON
그 다음은 런던의 Posh 지역 남서쪽이다.
Chelsea와 South Kensington은 청담동이라 표현하고 딱 들어맞는 것 같다. 특히 South Kensington의 뮤지엄 거리에는 V&A 를 비슷한 역사박물관등 재밌으면서도 교육적인 건물들이 많다. Imperial College도 이 곳에 있다.
하이드 파크와 가깝고 high street에 있을건 다 있으면서도 치안 좋고 깨끗하고 조용하고 비싼 모든 조건을 가지고 있다. 가끔 영국사랑에 올라오는 이 지역 방들 가격을 보면 헉 소리난다. 돈 많은 거 조금 티내고 싶고 부자들 사이에 섞여 살아보고 싶으면 여기 살면 된다.
South Kensington 바로 옆 West Kensington은 똑같은 Kensington인데도 분위기는 완전 다르다. 여긴 그냥 일반 런던 동네 정도로 집 값도 일반 2존들과 비슷하다.
WEST LONDON
앞에 이스트 설명에서 너무 진을 빼서 점점 말 수가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서쪽!
서쪽에는 가장 유명한 노팅힐(거의 센트럴에 가깝지만 그래도 서쪽에 있으니), 그리고 노팅힐에서 조금 더 서쪽으로 가면 있는 홀랜드 파크 Holland Park. 여기도 정말 좋은 동네다. 그리고 그만큼 집값도 매우 비싸다.
이렇게 생긴 집들이 모여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정거장만 더 서쪽으로 가면 나오는 동네가 Shepherd's Bush인데 이 곳은 런던에서 가장 크다는 쇼핑몰 West Field도 있고 겉으로는 꽤 삐까뻔쩍해 보인다. 하지만 이 곳은 앞서도 말했듯이 밤이 되면 두 얼굴을 가진 지역으로 변한다.
친구가 여기에 있는 클럽에서 공연을 자주해서 가끔 가곤 하는데 밤만 되면 정말 무서운 애들이 많다... 아는 오빠는 여기에서 가방도 소매치기 당했다. 그리고는 거의 30분간의 추격전 끝에 결국은 못잡았는데 다들 하는 말이 못잡길 잘했다. 라는 말이다. 괜히 그 아이들을 붙잡아서 싸움이 붙었다간 무슨 일이 났을지 아무도 모른다는거.
LCF 건물 하나가 이 쪽에 있어서 여기 사는 애들이 꽤 있는데 그 애들 말을 들어보면 또 그렇게 무섭지 않고 살만하다고 한다. 그러면 내가 말한다. 'Adulthood라는 영화 꼭 봐봐..... ㅋㅋㅋ'
이 지역에 사는 갱 들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담은 영화인데 첫 편이 Kidulthood, 두번 째 편이 Adulthood로 이루어
져 있다. 이 영화 보고나면 한동안 그 주변에 다니기가 꺼려진다...
여태까지 한 말들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모두 주관적인 생각이고 또 약간의 과장과 조미료가 곁들여진 내용이다. 그리고 살아보는 사람들마다 느끼는 것, 의견도 다 다르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직접 겪어보고 부딪혀 보는 것밖에는 더 좋은 방법이 없다는것!
'런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런던에서 방 구하기 2 (2) | 2013.01.18 |
---|---|
런던에서 꼭 가봐야할 Hampstead Heath, 햄스테드 히스 (0) | 2013.01.17 |
런던에서 방 구하기 1-1 지역 선택 (4) | 2013.01.17 |
런던의 Leisure Centre;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8) | 2013.01.15 |
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 골드스미스 대학교 (38) | 2013.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