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블랙베리 9900

therealisticidealist 2013. 10. 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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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핸드폰을 그렇게 다양하게 써보진 않았지만 이정도까지 나를 고생시키고 속을 긁어놓는 핸드폰은 생애 처음이었다.(그리고 마지막이 될 듯) 나는 블랙베리의 충실한 팬이지만 가끔 이해가 안될 정도의 버그들이 나를 괴롭힐때면 '내가 이번에는 꼭 핸드폰을 바꾸고 만다'라고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된다.









하지만 이 모습을 보면.... 다시 마음이 누그러지는데...

나는 워낙 묵직한 핸드폰을 좋아하기 때문에 저 그립감을 포기하기가 힘들고 또 아직까지는 나름대로 아날로그한 삶을 추구하기 때문에 그런 2g폰 같은 매력을 떨쳐내기도 힘들다.









그 중에서도 제일 포기하기 힘든 저 키패드. 내가 문자나 이메일을 쓰고있는 모습을 누군가 발견하면 다들 놀라움을 금치못한다. 문자 빨리쓰기 대회에 나가도 될것같다는 말도 들어봤고 신기하게 쳐다보는 사람들도 많다. 그만큼 마치 컴퓨터에 있는 키보드 타자 치듯이 술술 써진다는 얘기다. 저 쿼티키를 쓰다가 아이폰이나 갤럭시에 있는 가상의 키보드를 쓰면 온갖 오타는 물론이고 타자치는 느낌이 안살아서 재미가 없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사랑스러운 점들을 뒤로하고 내가 매번 핸드폰을 바꾸겠다고 마음먹게되는 계기는 바로 

1. 한글설치의 오류

2. 카카오톡 오류 

3. 인터넷 서핑의 오류

4. 가끔가다 제멋대로 춤을추는 트랙패드




세가지 다 치명적인 단점이기 때문에 얘네를 감수하면서도 이 블랙베리를 내가 계속 쓸 이유가 있나 싶을뿐이다. 한글설치는 내가 이 핸드폰을 구입한 1년반 전부터 계속해서 있어왔던 고질적인 문제고(블랙베리 os의 하위버전에서만 한글설치가 가능하다. 그것도 PC에서만. os 업그레이드를 하면 한글이 사라지고 설치조차 절.대. 되지 않는다. -참고로 이 폰은 해외에서 구입한 모델이다- 그래서 하위버전의 os를 쓰다보니 온갖 버벅거림과 잡다하게 성가신 일이 많이 생긴다) 




카카오톡은... 내가 보낸 메시지 전송이 아예 안되거나 심각하게 느리게 전송될 경우가 많다는 것. 예를 들어 친구랑 만나러 가는길에 '나 10분정도 늦을 것 같아'라고 보낸 메시지가 내가 친구를 이미 만나서 한창 수다떨고 있을 때 도착한다던가 또 다른 예로 내가 '뭐해?' 라고 보낸 메시지가 전송이 안되고 그 다음메시지로 '나는 밥먹는다'라고 보내면 그 메시지만 전송이 되어 위에 보낸 '뭐해?'라는 메시지가 계속 채팅창의 맨 밑에서 전송중 표시로 떠있는 상태에서 다른 대화를 해야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처음에 보낸 그 메시지가 전송이 된다. 그래서 '담에봐~' 하고 대화를 끝냈는데 갑자기 뭐하냐고 또 물어보는 상황이 되는 등... 진짜 이상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인터넷은... 네이버 검색할때 정말 힘들다..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기 위해 아무리 클릭해도 클릭이 되지 않는 서러움.. 거기다가 겨우 클릭은 되었는데 글씨는 써지지 않는 서러움... 나는 분명 새로고침을 하기 위해 네이버 창 제일 위에 있는 'NAVER' 글씨를 선택했는데 갑자기 실시간 검색어가 눌러져서 누구인지도 모르는 한선화라는 사람의 눈매가 바뀌었다는 기사를 봐야하는 등...

처음엔 네이버만 그랬는데 요즘엔 구글까지 그런다. 



트랙패드는.. 요즘에는 증상이 많이 완화되었는데 가끔가다 정말 분홍신신고 춤추는 사람처럼 미친듯이 화면을 왔다갔다하는데 소름이 끼칠 정도다. 카카오톡 대화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얘가 춤을 추기 시작하면 글씨를 아예 쓸 수가 없다. 잘못해서 커서가 마구 움직이고 있는데 계속 타이핑을 할 경우 보이스노트, 사진, 연락처 등이 랜덤으로 전송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단점들을 쭉 늘어놓고 보니 '내가 이걸 왜 이 고생을 하며 쓰고있지?'하는 생각이 다시 한번 스쳐간다... 내가 하도 떨어뜨려서 좀 맛이 간것 같기도하고. -그동안 한 20번은 떨어뜨린 것 같은데 신기하게도 정말 튼튼하게 액정이 깨지거나 한적이 한 번도 없다. 뛰어가다가 주머니에서 빠져서 떨어뜨린 적도 여러번인데(예전에 아이폰 3gs는 똑같은 상황에서 바로 액정 전체가 나가버리던데) 기스가 나고 찍힌 부분들만 빼면 멀쩡하다. 무식해서 더 튼튼한것인가








아이폰 5s로 완전히 마음을 굳혔다가 출시일이 12월이라는 기사에 포기하고 갤럭시 노트3로 완전히 마음을 굳혔다가 106만원이라는 가격에 다시 한번 마음을 접고.

어제 하이마트에서 갤럭시노트 2를 세일한다는 말을듣고 또 솔깃했다가, 차라리 아이패드 미니를 살까했는데 레티나 버전은 또 내년 출시라는 말에 좌절. 지금은 아이패드 5를 기다리고 있다. 하루에도 몇번씩 마음이 아이폰 5s와 갤노트 3 사이를 왔다갔다하지만 아이패드 5를 기다려봐야겠다. 그래서 블랙베리는 전화받는 용도로만 조금 더 써주다가 고이 묻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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