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듣기 20

칠리 곤잘레스 Chilly Gonzales

요즘에 정말 자주 듣는 앨범이 있는데 바로 Chilly Gonzales의 'Solo Piano II'이다. 이 음반은 담백하고 간결한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강력추천하는 앨범인데 왜 이사람이 자기 자신을 자꾸 'Musical Genius'라고 부르는지 새삼 이해하게 만드는 앨범이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천재라고 본인 입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리고 그걸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 어떻게보면 이렇게 거창한 평을 본 후 감상해보면 '이게 다야?'라고 생각될 수도 있을만큼 전체적으로 심플한 앨범이지만 좋은 음들만 골라 농축시켜놓았다고 말을 해도 좋을만큼 '듣기 좋은 피아노 음악'에 충실하게 제 역할을 다 한다. 제목을 보면 알수 있듯이 Solo Piano I도..

삶/듣기 2013.07.12

Remix of Odessa Steps from Battleship Potemkin

그 유명한, 깨지고 피묻은 안경을 낀 여자(무섭게 생겼다)가 비명을 지르는 장면이 있는 씬이다. 왜 그렇게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는데 저 장면이 나올 때 확실히 뭔가 소름끼치는게 있긴 하다. 이 영화가 혁명이라고들 말하는데 난 솔직히 영화를 보는 내내 '뭐. 재밌긴하네'하는 생각뿐이었다. 유명한 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을테고 영화를 보게 된 계기 역시 골드스미스를 다닐 때 다른 과 학생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준비 중일 때 학교에서 '조별로 보고온 후 영감을 받아라'였기 때문에 좋은 음악과 영상을 보게 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영화를 보고 한 가지 기억에 남았던 것은 -거의 항상 그렇듯- 역시 음악이었다. 20세기 무성영화들이 나에게 주는 감동은 역시 음악이다. 현대시대에 나오는 세련된 음악들보다 훨씬 더 복잡하..

삶/듣기 2013.07.08

George Smiley by Alberto Iglesias from Tinker Tailor Solider Spy

영화 내용은 기억이 안나지만 음악만 기억에 남는다. 콜린 퍼스와 개리 올드만이 정보국 사무실에 버버리 코트자락을 날리며 슬로우모션으로 걸어갈 때 나오던 곡이 바로 영상에 있는 'George Smiley'인데 그 장면과 함께 이 음악을 듣는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그 장면을 찾으려고 유튜브를 다 뒤져봤는데 없다... 그 장면을 같이 봐야 제대로 느낄 수 있는데... 느와르 느낌을 제대로 살려주는 사운드 트랙이다. 이 외에도 영화 곳곳에 보석같은 음악들이 숨겨져 있다. 자막없이 영화를 봐서 -안그래도 내용도 복잡한데...- 영화가 끝난 후에 '흠..' 했지만 음악만큼은 계속해서 머릿속에 남아 있다. 특히 그 장면. 그 장면을 보고 콜린 퍼스에 반해버렸다. 콜린 퍼스 외에도 개리 올드만, 톰 하디, 베..

삶/듣기 2013.05.10

Purity Ring, 퓨리티 링

Purity Ring Purity Ring. 내가 올해 Justin Timberlake의 앨범 다음으로 제일 많이 들은 앨범의 뮤지션이다.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노래가 좋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도 이런 맑고 청아한 보컬을 가진 여성 보컬리스트들이 많지만 대부분은 그 맑은 목소리를 맑고 청순한 노래에만 사용하기에 별 감흥이 없다. 이들의 음악은 난해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또 뻔하지도 않으면서 음악성, 예술성, 대중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여기에서 예술성이라 함은 음악 자체가 아주 실험적이라거나 예술지향적이라기 보다는 이들의 무대 세팅 또는 영상들을 보면 느낄 수 있다. 요즘은 Bat for Lashes나 Sigur Ros처럼 비디오에 초점을 맞춰 자신들의 예술성을 드러내는 밴드들이 많은데 Purity R..

삶/듣기 2013.05.08

Toro Y Moi 토로 이 모아

Toro Y Moi Toro Y Moi.. 음악 한 번 듣고 완전히 빠져버린 몇 안되는 뮤지션 중 한 명이다. 우연히 아는 언니의 소개로 접하게 되었고 그 날 바로 팬이 되어버렸다. 처음엔 이름만 보고 일본인 혼혈인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본명은 Chazwick Bradley Bundick이고 Toro Y Moi는 예명이라고 한다. 뭔가 심오한 뜻이 있었음... 그리고 미국인이지만 어머니가 필리핀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얼굴이 뭔가 신비롭다...특히 그의 뮤직비디오 'Say That'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너무 좋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일단 듣고 시작...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인데 이 장면보고 빵 터졌다. 난 대놓고 웃기려고 하는 것보다 이런 식으로 소소하게 뿜게 만드는 게 더 좋다..

삶/듣기 2013.04.12

Philip Glass 필립 글래스

Philip Glass 어제 친구가 좋은 음악 추천해줄 만한게 있냐며 pop이 아닌 조금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내가 주저없이 추천해준 게 바로 Philip Glass이다. Philip Glass의 음악을 처음으로 접한 친구의 반응은 '오. 좋은데'였다. 그리고 약 10초뒤에 바로 '근데 이 음악 뭔가 들으면 안될것같아.. 내 기분을 왠지 다시 심각하게 만들것같아.'라는 의견이 돌아왔다. 그 친구의 말에 나는 100% 공감한다. 제목 그대로 '기분이 묘해지는 음악'이기 때문이다. 나는 일부러 우울한 음악을 듣는다거나 그런 걸 더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그리고 조금 묘한 분위기의 음악을 듣는다고해서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영화나 드라마는 그렇게도 선정..

삶/듣기 2013.03.18

P.J Harvey, 피제이 하비

P.J Harvey P.J Harvey (Polly Jean Harvey)는 영국태생의 뮤지션으로 나에게는 영국 최고의 여성 록커이다. 록커라고 부르는 게 맞을진 모르겠으나 누구나 그녀의 음악을 들었을 때 대부분 '록음악이네'라고 느낄 확률이 높으므로 포괄적으로 록커라고 부르겠다. 또한 P.J Harvey는 내가 영국을 사랑하고, 영국의 음악을 동경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딱봐도 예쁜 얼굴은 아니다. 외모를 최고로 치부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소위 '먹히지 않을' 얼굴이다. 하지만 그녀의 음악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은 그녀를 볼 때 진짜 '섹시하다'라고 말한다. 특히 무대위에서나 음악속에서 느껴지는 모습은 그 누구보다도 섹시하고 당당하고 자유롭다. 내가 부러워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바로 여러가지 언어를 구..

삶/듣기 2013.02.09

Steve Reich

Steve Reich Steve Reich. Reich는 말하는 사람들마다 발음이 다 다르다. 얼마 전 봤던 다큐멘터리에서의 나레이터는 스티브 '라이쉬'라고 하고 잠깐 인터뷰를 한 브라이언 이노는 '라이크'라고 하고 한국에서는 '라이히'라고 하더라.. 도대체 뭐가 맞는건지 모르겠기에 난 그냥 영어로 쓰련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Reich는 브람스, 시벨리우스와 같은 유명한 로맨틱 작곡가들을 언급하며 'It's simply great music that means nothing to me' 라고 말한다. 그리고 만약 그것이 음악이라는 거였다면 자신은 음악을 안했을거라고도 한다.. 나도 한국에서는 어떤 음악이나 음악가에 대한 코멘트를 했을 때 사람들로부터 거만하다, 그럼 너가 좋아하는 것만 좋은거냐 라는 말을..

삶/듣기 2013.02.02

Brian Eno, 브라이언 이노

Brian Eno Brian Eno는 영국의 아주 아주 유명한 작곡가, 프로듀서, 싱어, 비쥬얼 아티스트이다.원래 이름이 Brian Peter George St. John le Baptiste de la Salle Eno라고 하는데... 뭐.. 뭐지..?우리나라의 '지붕을 박차고 나와 하늘을 향해 날아라' 뭐 이런 이름이랑 비슷한 건가... 어제 유튜브에서 브라이언 이노 Brian Eno를 모델로 한 던힐광고를 보며 내일은 꼭! 이 사람에 대해 글을 써야겠다 하는 의무감 같은게 들었다. 이 광고는 약 4분 동안 다른 어떠한 효과나 자회사에 대한 언급없이 브라이언 이노가 음악과 예술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뮤지션/아티스트의 자세와 태도에 대해 정확하게 짚고있다. 원래는 페인팅을..

삶/듣기 2013.01.21

György Ligeti

György Ligeti 이름에서부터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오는 리게티. 생긴것도 정말 예술가답게 생겼다. 예술가들은 항상 이렇게 백발에 머리가 뻗쳐있다...이런 포스넘치는 이름과 외모, 거기다가 헝가리부모 밑에서 루마니아에서 태어나고 나중에는 오스트리아에 살면서 오스트리아 시민권을 취득한다. 나는 어떤 작곡가나 예술가가 태어나고 자라난 환경이 그 사람의 작품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고 굳게 믿고 있는데 헝가리, 루마니아, 오스트리아 모두 가본 적은 없지만 뭔가 독특하면서도 음산한 분위기가 풍긴다. 거기다가 루마니아는 드라큘라의 나라! 은근히 리게티의 음악과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전쟁을 겪은 그의 어린시절도 아마 그의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보내진 부모님과 강제 ..

삶/듣기 2013.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