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33

프랑스어 독학: prologue

채찍과 당근 나는 프랑스어를 얇고 길게, 간헐적이면서도 꾸준히 공부한다. 한 1년 정도 완전히 잊고 살았다가도 다시 불이 붙어 몇 달간 열심히 공부하기도 하고 그랬다가 또 까마득히 잊어버리는 과정의 반복이다. 벌써 프랑스어를 공부하기 시작한지 4년은 된 것 같은데 기초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이다. 10년 넘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당연하게도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할 수 있나요?"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런저런 방법을 연구해보고 학생들의 진척을 관찰해보면서 몇 가지 개념을 수립하게 되었는데 전체적인 언어 학습의 큰 뿌리가 되면서 동시에 가장 효과적인(내가 생각하기에) 요소는 '동기 부여(Motivation)'이다. 방법이 아닌 요소라고 칭한 이유는 학..

좋았던 날들의 독서 기록.

매일 바다 앞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책 한 번 읽고, 바다 한 번 보고, 커피 한 모금 마시고. 내가 너무 존경하는 진리 침례교회의 김영균 목사님께서 보내주신 책 . 위로가 정말 필요했을 그 때, 생일을 맞아 방문했던 양양 죽도해변에서 따뜻하게 위로 받은 날. 산다는 것은 상처받는 일입니다. 우리는 유한한 존재들이며 모두 상처 입은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나는 이미 깨어진 존재라는 것, 그리고 앞으로 얼마든지 깨어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로맹 가리의 . 중고책이라 표지 상태가 좋지 않다. 하지만 어떤 촬영 때문에 방문했던 카누장 배경이 한 몫 크게 한다. 로맹 가리는 각 작품들 안에서 가면을 쓰고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 사실 책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 때의 분위기..

삶/읽기 2020.04.04

Lenny Kravitz, 레니 크라비츠

세상에는 참 멋진 아빠들이 많다. 레니 크라비츠는 그 중 탑 텐 안에 드는 아빠다. 누구의 아빠냐면 바로 아빠의 멋을 그대로 물려받은 배우 조 크라비츠의 아빠다. 미셸 파이퍼를 잇는 차기 캣우먼이기도 하다. 대체 이렇게 훌륭한 외모의 딸이 레니 크라비츠와 또 누구의 유전자를 받아 태어났냐하면, 영화배우 리사 보넷이다. 헐리우드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신비한 미의 소유자다. 레니 크레비츠와 1993년 이혼 후 리사 보넷의 현재 남편은, 아쿠아맨 제이슨 모모아다. 그렇게 안보이지만 열두살 연하다. 이 집안의 가계도는 너무 매력적이기 때문에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설명하고 싶었다.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잠시 곁길로 빠졌지만, 이 모든 것은 레니 크라비츠의 음악을 설명하기 위한 서론이었다! 레니 크라비츠는 워낙 유명..

삶/듣기 2020.03.27

Logic Pro X 강좌: Alternative 활용하기

로직에는 Alternative라는 정말 편리한 기능이 있다. Alternative는 '대안, 대용'이라는 뜻으로 프로젝트나 트랙을 생성 후 비슷하지만 완전히 똑같지는 않은 또 하나의 프로젝트/트랙을 만들어 편하게 번갈아가며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Save As'로 똑같은 프로젝트를 복제해서 쓰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 묻는다면 일단 CPU를 절약하는 건 말할 필요도 없고 프로젝트를 닫고 다시 열 필요 없이(프로젝트 규모가 클 경우 한 번 닫고 다시 열때 악기, 플러그인, 이펙트 등을 새로 스캔하기 때문에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린다) 메뉴에서 선택해 열고 닫을 수 있다. 그리고 다수의 alternative를 만들 수 있기에 원하는 버전을 한 프로젝트에 담아놓고 골라 쓸 수 있다. Alternative 프로..

음악/logic pro x 2020.03.27

나의 Top5 NPR Music Tiny Desk Concert

오래 전부터 즐겨보는 공연 채널 중 하나인 NPR Music Tiny Desk Concert에 테일러 스위프트의 영상이 올라왔다. 화려한 밴드뮤직과 코러스, 그리고 댄스도 없이 혼자 기타와 피아노로만 연주한다. 팝 씬의 공주같은 테일러 스위프트를 이렇게 가깝게, 또 날 것에 가까운 사운드로 들을 수 있다니 흔치 않은 기회지만 코러스 한 두 명만 더 있었으면 훨씬 좋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은 남는 영상이다. 오랜만에 NPR을 보니 그동안 봐왔던 너무 좋은 영상들을 소개하고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내 주관적인 기준 아래, NPR에서 최고의 공연을 선보인 5명의 영상을 골라봤다. 기준은 스튜디오 앨범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더 훌륭하고 세련된 편곡과 구성, 또는 앨범에서는 느낄 수 없던 새로운 매력의 라이브 연..

삶/듣기 2019.11.13

British English, 영국 영어 이렇게 다르다.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실생활에서 만난 영국영어를 바탕으로 문학과 예술로 시야를 넓히는 방법과 사례를 소개하는 영국이 궁금한 사람들, 영어가 궁금한 사람들, 영국 영어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책 책이 나온지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이제야 글을 올리다니 참 게으르다. 2년 전쯤 출판사 안나푸르나에 이메일로 원고를 보냈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출판이 여러 번 미뤄지다가 드디어 지난 8월 21 나의 첫 책 다 출판되었다.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매우 간단하다. 학업 때문에 짧은 기간 영국에 체류한 후 한국으로 쫓기듯 돌아와 영국이 너무 그리워서 영국과 관련된 것이라면 닥치는대로 섭렵하다보니 그 양이 너무 많아져 하나 둘 씩 적어두기 시작하다가 '이 정도면 책을 내도 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원고를 정리하기 시..

2019.09.04

뮤지엄 다: museum DAH 드디어 개관

수개월에 걸쳐 음악을 작업한 가 부산에서 드디어 개관했다. 마침 아빠 생신도 있고 친구도 부산에 머무르고 있어서 겸사겸사 부산에 가서 보고오기로 했다. 는 센텀 시티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근처에 있어 접근성도 좋다. 이 메인 홀로 들어가기까지 입구와 통로에도 작품들이 있지만 이 홀이 단연 가장 큰 볼거리다. (그리고 여기에서 음악이 재생된다) 정면에 설치된 미디어아트가 음악과 함께 재생되고 그 미디어아트가 반대쪽 벽면으로부터 바닥을 타고 흘러온다. 이 날이 공식오픈 둘째날이었는데 다들 어디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왔는지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한참 줄을 서다 들어왔다. 뮤지엄 곳곳이 매우 붐벼서 조금 복잡했는데 어쨌든 관람객이 많다는건 좋은 일이다.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상인 moonrise. 실제로 ..

2019.08.24

멋진 신세계는 우리에게 구원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이번에 딱 세 번째 읽었다. 그래도 부족하다. C.S 루이스였던가. 책을 한 번만 읽어놓고 그 책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던 사람이.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좋은 책은 곱씹고 반복해서 음미할수록 깨달음이 깊어진다. 이 책은 특히 내가 더욱 아끼고 좋아하는 소설인데 헉슬리의 비유와 풍자가 보는 내내 전율과 냉소를 동시에 주기 때문이다. 20대에 읽었던 멋진 신세계에서 존은 융통성 없는 혈기왕성하며 극단적인 야만인, 버나드는 사회에 반항하는 깨어있는 문명인, 레니나는 그저 멍청하고 포동포동한 고기같은 육체를 가진 여자에 불과했다. 30대에 읽은 멋진 신세계에서 존은 구원을 간절히 바라던, 순수함 그 자체였고 버나드는 진리와 가식 사이에서 허우덕대다 결국 안락함을 위해 진리를 포기한 나약한 인간..

삶/읽기 2019.07.04

꿈에 관한 이야기들. 카프카의 ‘꿈'과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나는 꿈을 아주, 아주 많이 꾼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 결코 평범하지 않은 내 상상력이 투사된 꿈, 또는 블록버스터를 방불케하는 규모와 달리의 그림에나 나올 법한 초현실적인 꿈을 꾼다. 한동안은 바다에 관한 꿈을 연속으로 꿨는데 항상 바다 안에 집, 자동차, 작은 보트 등이 가득 차 떠다니는 모습이었다. 어떤 날에는 보트 안에서 창문으로 넘실대는 파도를 보며 떨기도 하고 어떤 날엔 바닷 속에서 자동차 사이들을 헤엄쳐 다니기도 하고 어떤 날엔 평온한 바닷가 해변 모래사장에서 그 풍경을 바라보기도 한다. 바다의 색은 항상 다르다.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푸른색을 띄거나 무자비한 초록빛, 또는 8,90년대 미국영화에서 자주 보이는 따뜻한 노랑 빛을 띄고 있기도 하다. 왜, 나는 바다가 나오는 꿈을 이리도 자..

삶/읽기 2019.03.23

철학으로 현대음악 읽기 by 박영욱

가끔 제목만 보고 저자나 내용도 확인하지 않은 채 책을 사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이 그 중 하나인데 인터넷으로 우연히 표지만 본 후 바로 서점에 가서 구입했다. 그리고 내용에 아주 만족해 정독하는 중이다. . 이 책은 '바흐', '리게티', '쇤베르크', '베베른', '불레즈', '스티브 라이히' 등 그 이름만으로도 음악 역사의 큼지막한 칸을 채울 수 있는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분석하는 것을 뼈대로, 제목에서 직접적으로 말하듯 철학을 이용한다.가끔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브라이언 이노나 스티브 라이히 등의 음악을 들려주는데 감상을 물었을 때 제일 많이 나오는 대답이 '무서워요'이다. 처음엔 이 대답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대체 왜 이 음악이 무섭게 들리는걸까. 왜 무섭냐고 했더니 특정한 멜로디없이 ..

삶/읽기 2019.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