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나라에 가던지 그 곳에서 제일 먼저 찾게 되는 것이 바로 핸드폰이다. 한국에서 가져온 핸드폰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지 아니면 새로운 핸드폰을 사야하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양도를 받아야 하는지 그 옵션이 너무나 많기에 처음에는 그저 어리벙벙해진다.
그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고 사용하는 방법을 몇가지 정리해 보겠다.
1. 한국에서 가져온 핸드폰 그대로 사용하기
요즘은 대부분 한국에서 핸드폰을 한국에서 가져오기에 런던에서 다시 핸드폰을 살 일이 별로 없다. 특히 요즘에는 아이폰이나(아이폰 4 이후 버전부터) 갤럭시 S등 스마트폰 대부분이 언락(컨트리락 해제)되어 출시되므로 출국 전 굳이 컨트리락을 해제할 필요는 없지만 혹시! 모르니 반드시 확인해 봐야한다.
나는 아이폰 3gs를 쓰던 시절 미루고 미루고 게으름을 피우다가 출국 이틀 전에야 부랴부랴 KT에 전화해서 컨트리락 해제를 한 적이 있는데 원래는 3,4일 이상이 걸리는 게 내가 떼를 써서 그랬는지 싹싹 빌어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컨트리락 해제 확인 문자를 출국날.. 받았고 심지어 공항에서 들어가기 전에 몰래 확인(출국 전 너무 안해놓은게 많아서 이것까지 지금하고 있다는 것을 걸리면 가족들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을 것을 알기에)을 하고 게이트로 들어가기 직전 해제를 하고 간 기억이 있다. 나처럼 이런 일을 겪지 않으려면 뭐든지 미리미리 해두길...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런던에 도착해서 다시 생겼다. 기숙사 방안에는 와이파이가 없었고 (와이파이가 안된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아 기숙사 사무실에가서 계속 'Is there no wifi?'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You can use the internet line' 뿐...) 그나마 라인으로 인터넷을 연결한 노트북마저 영국용 아답터가 없어 꺼지기 직전 상황!
핸드폰, 컴퓨터가 모두 안되는 상황에서 무려 3일을 버틴 것 같다. 그러다가 이렇게는 도저히 안될 것 같아 이를 악물고 로밍 데이터를 이용해 카카오톡을 사용했고(이때까지 한국에서 약정이 끝나지 않은 채로 왔기에 유심칩이 그대로 있었고 로밍을 쓸 수 있었다. 하지만 나중 이 사실을 안 가족들은 위약금을 나 대신 물고 분노했다..) 드디어 한국오빠의 도움을 받아 바깥세상을 구경하고 심카드를 구매했다.
-USIM 종류
영국은 워낙 여행자들과 유학생들, 이민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유심 전용 요금제tariff가 잘 마련되어 있는데 크게 두 분류로 'Pay As You Go'와 'Pay Monthly'가 있다.
Pay As You Go는 한달 이하 여행을 왔거나 핸드폰을 거의 안쓰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요금제로 처음에 일정 금액을 충전top up 해두면 그 금액에서 쓴 만큼 빠져나가는 요금제이다. 우리나라의 교통카드 시스템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가끔 유학생들이 이 Pay As You Go를 쓰면서 전화랑 문자를 다 써서 더 이상 못쓴다고 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처음에는 다들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일단 이렇게 충전부터 하기 때문이다. 이 Pay As You Go는 말 그대로 쓰는대로 쭉 쭉 나가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Pay Monthly를 쓰는 걸 추천한다. 최소 한달이상 계약이지만 약정같은 것도 없고 한달이 지나고 자신이 또 연장하고 싶으면 연장을 하면 되고 아니면 안 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보다 좋은 것이 없다. 특히 요금제도 생각보다 꽤 저렴해서 월 £15(26000원 정도)면 200분 무료통화, 문자 5000개, 무제한 데이터(통신사 3)를 사용할 수 있다. 이걸 보면 '와! 정말 싸다!'라고 생각하며 3 three라는 통신사에 가서 당장 심카드를 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전에 왜 저렇게 저렴한지를 알아야 한다. 뭐든지 싼 것에는 이유가 있는 법...
-영국 통신사 종류
영국에는 통신사가 5개정도(내가 알기로는)있는데 우리나라처럼 SK, KT, LG라고 정확하게 3개라고 말을 못하는 이유가 핸드폰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잘한 여러가지 회사들도 있기 때문이다.
첫번째로 아까 말한 '3'이다.
길을 돌아다니다보면 이런 로고가 많이 보일 것이다. 이름도 별로인데 로고도 참 별로다...
이 3는 내가 경험해본 4개의 회사 중 가장 최악이다. 여긴 한국이기에 그냥 마구 욕을 해보련다. 왜냐면 그만큼 내가 이 통신사 때문에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고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
일단... 안터진다. 어딜가도 잘 안터진다. 처음에는 이게 이 통신사의 문제가 아닌 내 핸드폰의 문제인 줄 알고 3에 이메일도 여러번 보내보고 전화도 수도 없이 했지만 도저히 고쳐지질 않아서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인데 3가 안터지는 걸로 런던에서 유명하다고 한다. 가끔 사람들이 '내 핸드폰 너무 안터져'라고 해서 '3야?' 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어떻게 알았어?'라고 한다.
일단 내 기숙사 방에서는 어떤 특정한 위치(이 위치도 핸드폰을 세웠을 때와 눕혔을 때 등 여러가지 컨디션에 따라 달라진다)에서를 제외하고는 항상 no service였고 지하도 아닌 (런던에서는 커피숍 지하에서도 핸드폰이 안터지는 곳이 많다) 일반 샵에서도 안터진다.
잠시 다른 얘기를 하자면 이건 3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통신사들이 그러는데 백화점이나 마켓(특히 캠든마켓)에서 핸드폰이 잘 안터진다.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는 부분이다.
그 이후 영국에서 거의 제일 괜찮다고 하는(하지만 더 비싼) o2로 잠시 갈아탔다가 같은 과 친구에게 giffgaff를 전해듣고 그 다음 달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 번 써봤는데 단지 제일 싸다는 이유로 몇달간 3를 계속 썼었던 나의 고립되었던 삶을 giffgaff는 모두 바꿔놓았다!
giffgaff'는 내가 가장 추천하는 회사이다. 통신사라고 부르지 못하는 이유는 USIM 전문 회사이기 때문이다. 네트워크는 영국 거의 최대 o2 네트워크를 쓰면서 핸드폰 기계는 제공하지 않고 심카드만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딱 한가지 단점을 말하라면.... 발음하기가 어렵다. 굳이 한글로 발음하자면 기프가프이다. 정말 이것 하나밖에는 단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굳이 하나 더 이야기하라면 오프라인 매장이 없다는 것? 모든 구매와 충전은 온라인에서만 이루어지고 심카드는 집으로 배송해준다. 한국인들 중 아직도 giffgaff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던데 공기계가 있다면 꼭 써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친구를 초대하면 각자의 어카운트에 £5도 넣어준다. (080 번호 용, 영국에서는 080으로 시작되는 번호는 요금제에서 내는 돈 말고 따로 쓰는만큼 또 나간다...)
그리고 내가 블랙베리로 갈아타면서 2년약정(아직도 매우 후회된다..)을 맺은 Vodafone이 있다. 내 경험으로는 Vodafone과 o2는 거의 비슷하고 다른 사람들이 말하기를 Orange도 거의 비슷하다고 한다.
2. 핸드폰 새로 계약하기
-약정
런던에서 핸드폰을 새로 계약하고 싶다면 위에 말한 저 통신사 들 중 한 군데를 찾아가(아니면 웹사이트에서) 계약을 하면 되는데 가격, 요금제 약정 등은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비싸다고 보면 된다.
새로 나온 아이폰 5같은 경우 2년 약정에 월 £41(71000원 정도)를 내면 무료인데 7만원이라고 하니 매우 비싸보인다. 요즘 한국은 핸드폰 요금이 얼마인지 자세히 모르니 패스.
Carphone Warehouse나 Phones4U같은 핸드폰 판매 전문점들도 있으니 발품을 팔아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며 가장 적합한 요금제가 있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이건 내가 직접 경험해서 알게 된 일인데 요금제를 선택할 때 무료 통화, 문자 또는 데이터의 양을 협상negotiate 할 수 있다. 나는 Phones4U에서 2년 약정으로 블랙베리를 구입했는데 처음에 월 £36에 무료통화 700분, 무제한 문자, 데이터 500mb를 제안하길래 내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난 전화는 그만큼 필요없고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며 협상한 결과 전화를 600분으로 줄이고 데이터를 1gb로 올려서 협상에 성공했다. 하지만 뭐 때문인지 계약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매니저가 미안하다며 무료통화를 1000분으로 바꿔줘버렸다. 내가 난 통화를 거의 안하기 때문에 필요없다고 말해도 그냥 올려줬기에 뜬금없이 무료통화 1000분에 1gb 데이터까지 받게 되었다.
그리고 한가지 지나가며 말하고 싶은 것은 영국에서는 핸드폰을 모바일 mobile 이라고 부른다. cell phone이라고 해도 알아듣긴 하지만 mobile이 정식명칭이기에 알아둘 것!
언제 영국을 떠나게 될지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는 유학생들에게 2년약정은 매우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래서 차라리 처음에 upfront로 일정 금액을 내고 12개월 또는 18개월로 약정 맺는 것을 추천한다. 약정기간이 끝나지 않았는데 위약금도 내지 않고 해결도 하지 않고 한국으로 도망가버리는 사람들이 꽤 많아서 요즘 외국인들에 대한 인식도 안좋아지고 있고 괜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기에 그런 일을 미리 막고자 2년, 3년의 비자가 확실하게 있지 않는 이상 2년 약정은 피하길 바란다.
그리고 vodafone만 그런지 몰라도 영국 통신사들은 우리나라처럼 '정지' 기능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달에 몇천원만 내면 군대나 여행을 가는 사람들을 위해 일정 기간 동안 핸드폰을 정지시킬 수 있는데 역시나 영국은 얄짤없다. 정말 어이가 없었던 건 나보고 '네가 원한다면 핸드폰을 정지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요금은 그대로 다 내야한다' 라고 제안한 것. 가끔 영국사람들은 참 융통성이 없다...
-기계만 구입
굳이 약정을 하지 않고 최소 기능만 되는 저렴한 핸드폰을 구입해서 쓰는 방법도 있다. 내 언니가 런던에 3주간 놀러왔을 때 Carphone Warehouse에서 가장 기본적인 삼성 핸드폰과 £10 탑업을 합쳐 £15에 샀었다. 핸드폰 기계 가격이 £5인 것이다! 본인이 스마트폰이 필요 없고 전화와 문자만 되는 핸드폰으로 만족한다면 이런 옵션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핸드폰들은 한글설치가 안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선택해야한다.
아니면 역시 검트리나 영국사랑, 이베이 등을 통해 중고로도 구입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의 중고 가격 역시 우리나라와 대부분 비슷하고 위에 말한 최소 기능만 있는 핸드폰들은 영국사랑에 가끔 £3에 올라오는 것도 있으므로 잘 낚아채서 가져오면 된다.
3. 양도받기
마지막으로 양도 받기는 말 그대로 약정기간이 아직 남아있는 핸드폰을 그대로 넘겨받는 것이다. 나는 직접 해보지 않았기에 자세히는 모르나 가끔 영국사랑에 올라오는 광고를 보면 본인이 쓰던 핸드폰과 요금제 등을 그대로 양도하고 어쩔 때는 현금을 £70에서 £100정도 먼저 지급하고 양도하는 사람도 있다. 내가 추측하기로는 그렇게라도 해서 넘기는게 위약금을 내는 것보다 더 저렴하기 때문인 것 같다.
나도 양도를 하고 한국으로 돌아올까 생각은 했지만 내 핸드폰의 상태가 너무 안좋고 블랙베리는 찾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포기하고 그냥 왔다...
이처럼 영국에서 핸드폰을 사용하는 것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나처럼 정보가 없어서 이 회사 저 회사 옮겨다녀도 상관은 없지만 그러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시간이 많이 낭비되므로 최대한 처음 본인에게 맞는 통신사, 회사, 요금제를 선택하는 것이 제일 좋다. 아참 그리고 영국에는 우리나라처럼 '가입비'라는 것이 없다. 아직도 그런게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통신사에 새로 가입하려면 SKT에서는 55000원을 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영주권자가 아니고 나처럼 떠돌아다니는 신세인 이상 2년 약정은 삼가는게 좋다. 그게 나중에 족쇄가 되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지금의 내 상황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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